거창하게 수기랄 것까진 없고.. 저는 “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” 에 감사인사를 꼭 남겨야 할 것 같아서 펜을 들었습니다.
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30년 가까이 직장 다니며 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..
보통의 아이 엄마들이 다 그렇듯 아이들아빠 따라서 안동이라는 외진 곳에 떨구어진 지 햇수로 3년차 되는 세 아이의 엄마입니다.
둘 다 주 5일 평범한 직장일을 했고..
당시에는 아이도 연년생 둘 뿐이어서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성심성의로 아이들을 돌봐주던 아이들 아빠가 이제는 자기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주말은 잊은 지 오래고 바쁠 때는 4~5일에 한 번씩..
그것도 취침만 하러 귀가하는 것이 전부가 되니 그야말로 아는 이 없는 외지에서 셋째를 임신한 채로 독박육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.
그렇게 시작된 저희 동네에 이사 오고 얼마지 않아 “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”이 생겼고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영유아 전용 놀이터까지 구비되어 있어 그 곳은 제게는 구세주와 같았습니다.
게다가 지루할 만하면 자주 업데이트해주는 장난감들 때문에 이제 아이들은 들어가기 전 게시판부터 확인하고 새로운 장난감이 뭐가 들어왔다 살피는 베테랑이 되었습니다.
또 주말은 수시로 행사들을 열고 있어 손이 없어 멀리 못 가는 제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었습니다.
서울이며 경기도 사는, 아이엄마가 된 친구들도 장난감 도서관의 규모와 시스템을 많이 부러워하더라구요.
“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”이 제가 안동이라는 곳에 정을 붙이고, 사랑하게 된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.
그리고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“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”의 스텝분들입니다.^^
사실 세 아이를, 그것도 미취학 아동으로만 구성된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엄마 혼자 외출하는 것은 버거운 일입니다.
큰 아이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조차 버거운 엄마 때문에 징징대고, 둘째는 1분마다 공룡으로 변신하다가 차도로 뛰어들기 바쁘고, 셋째는 아직 돌도 채 되지 않은.. 저희 가족 자체가 구경거리가 되기 십상이니, 다른 무엇보다 엄마인 저 자신의 자존감에도 큰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.
하지만 3년 가까이 이용하면서 저는 한번도 “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”에 가는 외출을 주저한 적이 없습니다.
모두들 웃는 낯으로 저희를 맞아주시고 항상 아기띠나 포대기를 장착한 저 대신 첫째와 둘째를 챙겨주시고 놀이터를 이용할 때에도 아이들이 하는 작은 일도 놓치지 않고 칭찬을 해주시더군요.
더불어 아이를 키우는 제게 “힘들겠다, 안됐다” 하지 않으시고 “대단하다, 멋지다” 해주시는 그 한마디들로 또 2주 (장난감대여 기간입니다.ㅎㅎㅎ)를 버텼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.
해서.. 우리 집 앞 장난감 도서관은 제 개인에게는 아이들 육아를 함께하는 남편이고, 언제나 위로해주는 친정엄마이고, 아이엄마들을 만나게 해준 장이 되어주니 둘도 없는 벗이기도 합니다. 앞으로도 열심히 이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서관과 스텝들을..안동을 자랑하고 싶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