안동시 아이누리 장난감도서관
고마워요!
아이누리 산타 할아버지!
이름: 권명희
"축하해! 너 아기 가졌다며?"
"고마워. 요즘 열심히 태교 중이야"
임신 초기, 입덧으로 한참 고생하고 있을 때 임신 소식을 들은 친구가 축하전화를 했다.
"내가 육아 선배니까 필요한 정보들 많이 줄게."
"고마워. 기쁘지만 걱정도 되네. 애기 키우는데 기저귀 값, 분유 값 의외로 많이 든다며?
거기다 요즘 장난감은 가격이 장난이 아니라던데..."
이런 걱정들을 친구에게 털어놓으니 친구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했다.
"분유랑 기저귀 값 의외로 비싸. 근데 말이야... 우리 집은 장난감은 마음껏 바꿔줘.“
"걱정 없이 막 바꿔준다고?? 얼마 쓰지도 않는 걸 그렇게 자주 사줘?"
"하핫, 당연히 안 사주지!"
"무슨 소리야? 너 자주 바꿔준다면서?"
"자주 바꿔준다고 했지 사 준다고는 안했거든."
"안 사주고 어떻게 바꿔줘? "
"이거 정말 진흙 속 진주 같은 정보인데... 너한테 임신 선물로 줄게.
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에서 아이들 장난감을 빌릴 수 있어. 그것도 연회비만 내면 일 년 내내 마음껏!"
친구가 내게 준 임신선물은 비록 열 자의 말 뿐이었지만, 그 백 배, 천 배의 값어치를 하는 알짜배기 정보였다.
가까이서 본 조카의 경우를 떠올려보면, 늘 장난감이 문제였던 것 같다.
우선 아이들 발달 시기마다 필요한 장난감들이 있으니, 언니는 조카를 위해 부담되는 가격에도 열심히 사다줬다. 조카는 잠깐 갖고 놀다가 흥미를 잃고 구석에 밀어놓곤 했었다.
그럼 또 다른 장난감을 사고 또 밀어 놓고...
결국 방 한쪽은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들로 가득했다.
"너 장난감 정리 안하면 다 갖다 버린다!"
"TV 다 보고 할래!"
하루에도 몇 번씩 장난감 정리 때문에 언니가 아이랑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. 아이에게 오히려 잘못된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닌지 불안하기까지 했다.
또 하나의 문제점은 부피가 큰 장난감들이다. 쏘서처럼 큰 장난감은 비싸기도 한데다가 특정시기가 지나면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. 좁은 놀이방이 그런 것들로 인해 더 좁아져서 조카가 노는데 방해가 될 때도 많았다.
‘그래!!난 꼭 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해야지!! 아이와 나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라도 말이야!’
그해 겨울, 나에게 건강한 남자아이 태섭이가 와 주었다.
태어난지 백일이 지나고 나는 아이와 함께 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으로 갔다.
그리고 아이를 보며 활짝 웃고 계신 직원분께 장난감 추천을 부탁드렸다.
"이렇게 어린 아이한테도 맞는 장난감이 있을까요?"
"아주 어리네요. 그렇다면... 이 모빌이 좋을 것 같은데요."
아기 얼굴 한 번 보시고 씽긋 웃으시더니 모빌을 하나 보여 주셨다.
아기도 같이 그걸 보고 방그레 웃는 것 같아서 '너 이거 맘에 드나보구나!'하고 대여를 해왔다. 그 즈음 우리 아기는 밤마다 깨서 울고 보채는 시기였다.
'오늘 밤도 엄청 울겠네..'라고 각오를 하고 있었고 어김없이 새벽이 되자 태섭이는 울어대기 시작했다. 그런데 놀랍게도 울던 아기가 금방 뚝 그쳐버렸다. 아이누리에서 빌려온 모빌이 아기의 울음소리에 맞춰 자동으로 멜로디를 들려줬기 때문이다. 감미로운 자장가 멜로디에 아기는 금 새 잠이 들었고 덕분에 나도 푹 잘 수 있었다. 만약 그 모빌을 빌리지 않았다면, 아니 만약 아이누리를 몰랐다면, 아기와 나는 둘 다 새벽이면 잠을 설쳤을 테다. 이정도면 단순히 장난감을 빌려 주는게 아닌, 행복을 대해 해 주는게 아닐까?
아기가 조금 더 커서는 쏘서를 대여해 보았다. 난생 처음 혼자 서 있는듯한 느낌을 받아서일까?
쏘서 안에서 노는 태섭이는 눈을 연신 크게 뜨고 입을 벌리며 놀라움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.
2주간의 대여기간이 끝나면, 또 다른 종류의 것을 대여해 올 수 있어서 하나의 놀잇감에 질려하지도 않았다. 쏘서에 달린 고양이나 토끼의 모습을 만져보고 살펴보고, 잡아당겨 보면서 창의력과 감성이 쑥쑥 자라는 것 같아 너무 뿌듯했다.
다음에 또 이 장난감을 대여해 쓸 소중한 아이를 위해, 나 또한 장난감 관리를 잘하게 된다. 언젠가 한번 반납하러 들렀을 때, 모든 반납 장난감들은 스팀 세척까지 거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. 그리고 아기 자동차 하나가 스팀세척 준비 중이란 문구를 달고 서 있었다. 빌려 주는 분들이 이렇게 소중하게 관리하는데 내가 어떻게 함부로 다룰 수 있을까?
다양한 종류의 장난감과 친절한 직원, 깨끗한 관리 및 무료 놀이터 제공 등 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에는 수많은 장점들이 있다.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의 꿈을 키울 기회를 주는 꿈 공장이 바로 이 곳이란 것이다.
앞으로 미래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아이들의 창의력이 아닐까? 만약 아이누리 장난감도서관이 없었다면 난 이렇게 다양한 장난감들을 아이에게 접하게 해주지 못했을테다. 아이누리 덕분에 아이의 꿈을 자극할 수 있는,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아 행복한 기분이 든다.